숲길을 걷다 참나무 잎을 뒤집어 보면 구슬만 한 혹이 매달려 있을 때가 있다. 병이 든 건가 싶어 걱정되지만, 대개는 곤충이 만든 흔적이다. 이런 혹을 충영(蟲癭, gall)이라고 한다. 이 글에서는 충영이 어떻게 생기는지, 누가 만드는지, 나무에는 해가 없는지를 정리했다.

혹을 만드는 쪽은 곤충이 아니라 식물이다
흔히 곤충이 나무에 뭔가를 붙여 놓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곤충이나 응애가 알을 낳거나 조직을 갉아 먹으면, 식물이 그 부위의 세포를 비정상적으로 키우고 늘리면서 혹이 생긴다. 말하자면 식물이 자기 몸으로 만든 구조물이다. 잎, 줄기, 가지, 꽃봉오리, 뿌리 어디에나 생길 수 있고, 모양도 둥근 혹, 딱딱한 덩어리, 잎이 말려 생긴 주머니까지 제각각이다.
혹벌, 혹파리, 진딧물이 대표적이다
참나무에서 가장 흔한 건 혹벌이 만든 충영이다. 혹벌은 아주 작은 벌 무리로, 종마다 잎이나 가지에 서로 다른 모양의 충영을 만든다. 혹파리는 파리 무리인데, 부화한 유충이 식물 속에서 자라면서 잎이나 꽃봉오리에 충영을 만든다. 진딧물 중에도 식물 조직을 부풀리거나 말아서 그 안에 사는 종류가 있다.

안에서는 먹고 자란다, 그런데 안전하지만은 않다
충영 속 유충은 주변 식물 조직을 먹으며 자란다. 바깥보다 건조함과 온도 변화를 덜 겪고, 일부 포식자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기생벌은 이 방어를 뚫는다. 긴 산란관으로 충영 속 유충 근처에 알을 낳으면, 부화한 기생벌 유충이 원래 주인을 먹고 자란다. 그래서 충영 하나를 열어 보면 만든 곤충 외에 기생벌이나 얹혀사는 다른 생물이 함께 나오기도 한다.
한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식물의 혹이 모두 곤충 때문은 아니다. 응애, 선충, 세균, 곰팡이가 만드는 혹도 있어서, 혹을 봤다고 곧바로 벌레가 들어 있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
나무가 죽을까
대부분의 곤충성 충영은 나무를 죽이지 않는다. 잎 몇 장에 달린 정도라면 약을 치지 않고 지켜봐도 충분하다. 다만 예외가 있다. 밤나무혹벌은 새순에 충영을 만들어 새 가지의 성장과 열매 맺음을 크게 떨어뜨리는 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이 해충을 잡기 위해 천적인 중국긴꼬리좀벌을 활용해 왔다. 충영이 어린 나무나 새순에 몰려 있거나 잎이 마르기 시작한다면, 가까운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해 보는 게 좋다.
혹을 발견하면 이것부터 보자
| 확인 항목 | 살펴볼 내용 |
| 위치 | 잎 앞면·뒷면, 줄기, 가지, 뿌리 중 어디인가 |
| 모양과 색 | 둥근 혹인지 주머니인지, 녹색·붉은색·갈색 중 무엇인가 |
| 크기 | 점 수준인지, 손톱보다 큰지 |
| 구멍 | 성충이 빠져나간 작은 구멍이 있는가 |
| 주변 상태 | 잎이 말리거나 가지가 마르지 않는가 |
바로 떼어 내기보다 식물 전체와 혹을 함께 사진으로 남겨 두면 나중에 원인을 찾기 편하다. 안이 궁금해도 식물에 상처가 남으니 꼭 필요한 만큼만 확인하자.
자주 묻는 질문
Q. 식물에 생긴 모든 혹 안에 벌레가 있나요?
아니다. 응애, 선충, 세균, 곰팡이가 원인인 혹도 있어서 안이 비어 있거나 벌레가 없는 경우도 많다.
Q. 충영이 생기면 나무를 베어야 하나요?
대부분 그럴 필요가 없다. 혹의 개수보다 새순과 잎이 건강한지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 밤나무처럼 피해가 알려진 수종은 따로 관리해야 한다.
Q. 모양만 보고 어떤 곤충인지 알 수 있나요?
어느 정도 짐작은 가능하다. 하지만 비슷하게 생긴 충영이 많아서, 정확히 알려면 식물 종류와 내부 관찰,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하다.
정리
충영은 곤충이나 응애의 자극에 식물이 반응해 만든 조직 변형이고, 안쪽은 유충의 집이자 식량이 된다. 대부분은 나무에 큰 해가 없지만 밤나무혹벌 같은 예외도 있다. 다음에 나뭇잎에서 혹을 보면 위치와 모양부터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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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조도연·이상옥, 밤나무혹벌의 생태와 피해조사, 한국응용곤충학회지: https://db.koreascholar.com/Article/Detail/8621
밤나무 혹벌의 生態와 被害調査
본 조사는 밤나무혹벌의 생태, 특히 생활사, 발생소장 및 피해에 대하여 1961-1963년에 걸쳐 경기도, 강원도 및 충청북도에서 조사한 것이다. 1. 본 충은 년 1회 발생하며 단성생식을 한다. 2. 성충의
db.koreascholar.com
밤나무혹벌의 천적종류와 발생소장, 한국응용곤충학회지 (1993): https://www.koreascience.or.kr/article/JAKO199311920241959.pub
Natural Enemies of Dryocosmus kuriphilus Yasumatsu (Hymenoptera: Cynipidae) and Their Seasonal Prevalence of Adult Emergence in
Abstract This study was conducted to mvestigate the natural enemies of chestnut gall wasp, Dryocosmus kuriphilus Yasumatsu and their seasonal prevalence of adult emergence. The natural enemies Identified were as follows: Torymus sinensis, Torymus geranii,
www.koreascience.or.kr
이상명 외, 붉나무에서 오배자 형성과 발육에 관한 연구, 한국응용곤충학회지 (1997): https://db.koreascholar.com/Article/Detail/9645
붉나무(Rhus javanica)에서 五倍子 形成과 發育에 관한 硏究
붉나무에서 오배자면충의 오배자 형성 기작과 오배자면충의 발육 및 붉나무 잎 부위별 오배자 형성수를 조사한 결과, 오배자면충의 간모 출현에 의한 충영(오배자)형성 시기는 6월 중순이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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